2008년 05월 08일
휴교시위에 대한 단상.


5월 17일 휴교시위랜다. 우리 학교에도 소문 많이 퍼진것 같다. 내 주변 애들, 시위 많이 갔다. 물론, 나는 안 갔지만. 학생들, 시위 참여하는거 나쁘지 않다. 나도 2002년 효순이 미선이 때 시위했고, 그래서 광우병 수입에 분노하고, 시위하는거, 다 이해하고 좋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솔직히 말하건데, 나는 회의적이다. 시위 참여자의, 잘은 모르겠지만, 그래도 몇몇 불순 분자라고 해야하나, 그래, 소위 '양아치 같은 새끼들' 나와서 나 애국투사입네 하고 뻐기는거 정말 보기싫다. 내 주변 놈들이니까 잘 안다. 학원 한번 빠져 보려고, 야자 한번 빼보려고 나온 주제에 그 시간에 시위 안하고 뭐 했냐고 나한테 한소리 하는거, 정말 듣기 싫다.

서론은 여기까지, 본론으로 들어가서. 5월 17일 휴교시위, 나는 동의하지 않는다. 기본적으로 파업이라는건 '권력자'에 대한 반항이다. 그리고 이게 '반항'으로 성립될 수 있는 이유는, 이것이 '권력자'에 대한 직접적인 피해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방직공장 노동자들이 파업하면 그날 공장은 완전히 공치는거고, 그래서 천이 안나오면 이익도 안나오고 방직공장 사장님은 피를 보게 되고, 그럼 그 파업을 멈추기 위해 방직공장 사장님은 노동자들과 협상을 할 것이다.

그런데 우리 학생들은 어떤가. 우리가 학교에 나오지 않는다고 해서 교육부 장관이 피해를 보는가? 교장이 피해를 보는가? 우리가 공부하는 이유를 다시 한번 생각해보자. 우리, 남 좋으라고 공부하는거 아니다. 그래도 자기 꿈을 이루려고, 어쨌든 굶어죽진 않으려고 공부하는거 아닌가. 우리가 공부하는 이유는 남을 위해서가 아니다. 절대로 이명박을 위해서 공부하는게 아니라는거다. 우리, 다른 방법 생각해보자. 이건 아니다. 학생들이 시위 참여하는 방법은 얼마든지 더 있다.

다른 대안을 제시해보라고 하면, 나는 '휴일에' 시위 나가는게 어떻겠냐고 말하고 싶다. 그렇게 이 나라에 정치에 불만이고, 정의롭게 분노하고, 나라를 갈아엎고 싶다면, 휴일에 시위를 나가라. 멀쩡한 평일에, 공부해야 할 때에 학교를 쉬어버리자는거, 주변은 물론이고 학생 내부에서도 나처럼 곱게보지 않는 시선이 많다. 저거 학교 빼먹으려고 그러는거 아니냐고, 학원 빼먹으려고 그러는거 아니냐고, 주변에서 불순한 의도로 생각하는 시선, 지금도 충분히 많다. 많은 사람들이 안좋게 생각하는데도 그것을 추진하는거, 이메가랑 다를게 뭐가 있겠나. 그러니까, 자기 시간을 써서 투쟁해라. PC방 가고 노래방가고 만화방 갈 시간에, 시위가는건 아무도 뭐라하지 않는다. 아니, 오히려 그 쪽이 더 낫다고 생각한다. 5월 17일날 휴교시위 할 생각 말고, 학생 조직끼리 서로 의논해서, 놀토든 일요일이든 시간 잡아서 시위해라.
by  孤 | 2008/05/08 21:19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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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가브리엘 at 2008/05/10 04:07
자신이 하지 못해서 그러한가요? 남들에 대해서 편견이 많이 보입니다. 무엇이 두려운가요? 지금의 온전한 질서가 깨질까봐 두려운가요? 님에게서는 두려움이 많이 보입니다. 당신은 도대체 무엇을 얼마나 가졌는가요?

10대의 나이에 파업을 "반항"이라고 볼만큼 권위주의에 당신은 그렇게 익숙한가요? 근로자와 회사의 사장은 똑같은 인간이라고 생각한 적은 없나요? 고용되어 있지만 그것은 동등한 계약이고, 근로자라고 해서 꿀릴 것도 없고 "반항"이라는 것도 성립할 수 없습니다. 근로자와 사장은 아무런 위계질서가 없습니다. 은혜와 은혜입음의 관계도 아니죠. 노동을 제공하고 임금을 주는 관계일 뿐이에요.

학생이 "선생님"이나 "부모"에게 이유없이 반발한다면 반항이 될 수 있겠지요. 그러나 성인이 된 후에는 "다른 의견"이 됩니다. 그리고 선생님과 부모가 훌륭한 사람, 아니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근거와 합리적인 의견이 다를 경우 "반항"이라는 말 대신 "반대 의견"이라는 단어를 쓸 것이고, "대화"가 될 것입니다.

자기 일을 열심히 하면서 시위를 하자는 의견 참 좋은 의견입니다 . 정상적인 사회에서는 충분히 그럴 수 있어요. 그런데 말이죠. 평일은 공부해야하는 날이고, 쉬는 날에는 쉬는 날입니다. 평일날 시위를 하면 공부를 못합니다. 휴일날 시위를 하면 쉬지를 못합니다. 공부가 중요하나요? 쉬는 것이 중요하나요? 왜 집회를 하려면 쉬는 시간을 꼭 희생해야하지요? 그렇다고 학생들이 학교 수업을 빼먹고 소고기반대집회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니죠? 자기 시간을 써서 투쟁해라고 하셨는데, 공부하는 시간도 자기 시간입니다.

5.17일 휴교시위에 대해서 생각해봐요. "휴교"라는 것은 다분히 정치적인 행동이에요. 그 행동 자체가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그 파급력과 전파력을 강화하려는 생각이지요. 휴교시위에 대해서 반대할 수는 있겠습니다. 그러나 집회라는 것은 자기의 의견을 보다 "강렬하게"전파하기 위한 것이라는 것을 알아두세요. 그리고 휴교시위 한다고 법에 어긋나는 것도 아닙니다. 자기 권리의 행사일 뿐이지요. 그리고 님이 공부한는 것도 의무가 아니라 님의 권리라는 것도 알아두시면 좋겠어요.

앞으로 공부 열심히 하셔서 꼭 좋은 어른이 되길 바랍니다. 항상 회의하고 내가 틀릴 수도 있고 상대방이 맞을 수도 있다는 생각, 남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고, 항상 스스로 반성하는 자세만 갖어도 정말 훌륭한 어른이 될 거라 생각합니다. 힘내세요. 삐딱하게 받아들이지 말았으면 합니다.
Commented by  孤 at 2008/05/14 23:48
가브리엘//뭐, 어디까지나 이건 제 주변의 이야기입니다. 최소한 저는 가정교육으로 '뭘 하든 자기 일부터 해놓고 해라'라는 말을 꽤나 많이 들었군요. 아, 물론 공부가 인생의 전부는 아니지만, 공부는 학생이라는 신분의 절반 이상은 될 수 있겠군요. 까놓고 말해서, 맨날 담배 찍찍펴대고 수업시간엔 쳐자고 머리기르면서 '0교시폐지'니 '두발자유'니 '미친소 수입금지'니 하면서 나가고, 그 시간에 공부하고 있던놈들을 거의 미친놈, 매국노 취급하는 인간 말종 양아치가 제 주변엔 한둘이 아닙니다.

제 이야기는 이쯤 해두고, 저는 권위주의에 익숙하고, 또 권위주의를 싫어하는 사람입니다. 네, 물론 근로자와 사장의 관계는 반항이란 단어가 쓰일만큼 권위적인 관계가 아니겠지요. 하지만, 예를들면 공장에서 일하는데 옆에 사장님이 말을 걸어오면, 좋든 싫든 말투가 극존칭으로 바뀌게 될겁니다. 물론 자신이 실력이 엄청나게 좋아서 사장이 사정사정해서 데려올 정도의 실력자고 여기 짤려도 갈곳이 줄지어 늘어서 있는 엄마친구아들 정도의 인물이라면 달라지겠지요. 어쨌든 사장이라는 사람은 자신의 생계를 틀어쥐고 있는 사람이고, 한 인간의 생계를 틀어쥐고 있다는 것은 그 사람에 대해 얼마든지 지배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것과 비슷한 말 아닐까요?

반항이라는 단어 선택이 적절하지 않았던건 인정하겠지만, 지금 여기에서 논점은 그게 아니니까 여기에 대해서 더이상 언급하진 않겠습니다.

두번째로, 집회 시간에 대한 말입니다만, 뭔가 오해가 있는것 같습니다. 지금 저는 '휴교 시위=학교 수업 빼먹고 시위'로 보고 있습니다. 당연하지요. 학교 수업을 빼먹음으로 통해서, 국가에 불만을 표하는 대규모 스트라이크니까요. 위에 학생 시위 참여에 대한 이야기는 언제까지나 '개인적인 불만'일 뿐, 진정한 논점은 5월 17일 휴교 시위입니다.

예, 물론 휴교시위가 법에 어긋나고, 저촉되는 행동은 아니지요. 하지만, 세상에는 법으로 규정되지 않더라도, 어느정도 이성을 갖고 생각해보면 해서 좋을게 없는,또는 해서는 안되는 행위가 얼마든지 있습니다. 새치기 한다고 해서 법에 어긋나는건 아니지만, 거기에 대해서 피해보는 사람은 얼마든지 있겠지요. 예는 적절하지 않은 느낌이 있지만, 아무튼 그런 말입니다. 휴교 시위 역시 마찬가지지요.공부해서 남주는거 아니라는 말은 꽤나 오래 전부터 들어온 말이군요. 나라 좋으라고 공부하는게 아닌 이상, 휴교 시위라는 말은 어불성설입니다. 게다가, 여기에는 그다지 휴교 시위에 참여하고 싶지 않은데도, 대부분의 아이들이 오지 않는 바람에 학교에서 수업을 받지 못하는 학생들도 꽤나 있겠군요. 전교생의 70~80%가 오지 않는다고 생각해보면, 정상적인 수업도 진행되지 않겠지요.

물론 제가 틀릴수도 있고, 휴교 시위하는게 옳은 행동일 수도 있겠지요. 학생들도 사회 참여하는게 나쁘지 않은 행위고요. 하지만, 어디까지나 주변의 우려와 물의를 불러일으키지 않는 범위내에서 했으면 좋겠다는게 제 생각입니다. 학생들의 시위 참여에 대해 여기저기서 논쟁하고 포스팅하는건 꽤나 봤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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